진지한 고민

September 6, 2020

           쌍둥이인 하성이 하진이는 둘 다 왼손잡이입니다. 오른손으로 해라, 왼손으로 해라 강요한 적 없는데 둘 다 자연스럽게 왼손잡이들이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둘 다 오른손잡이인데 아들들은 둘 다 왼손잡이입니다. 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왼손잡이는 유전이라는데 말입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나 제 아내 중 한 명 또는 모두 왼손잡이였겠죠. 어떤 이유였는지 모르지만 살다 보니 오른손 잡이로 살고 있습니다. 오른손잡이 부모로서 왼손잡이 자녀를 볼 때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꼭 오른손잡이일 필요는 없잖아’, ‘오른손잡이 사회가 억지로 오른손잡이들을 만든 거야’, ‘왼손잡이들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어’ 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정의로운 외침 같기도 하고 멋지게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들만으로 자녀의 일생에 영향을 줄 일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오른손잡이들이 절대다수인 세상에 왼손잡이로 살아가는데 혹시 불편하지는 않을까?’ ‘통계에 의하면 왼손잡이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신다고 하기도 하고 수명도 9년이나 짧다고 하고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다고 하는데 오른손잡이로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왼손잡이들이 아이큐가 보통 더 높고, 리더십도 더 있고,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확률이 높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을 진행해가는 동안 자녀의 일생을 두고 단편적인 생각으로 섣불리 결정하고 행동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더욱 듭니다. ‘오른손 잡이가 편하니 오른손잡이로 키우자’, ‘어짜피 왼손잡이로 태어났으니 자신들이 편한 대로 살아야지’, ‘이래도 저래도 다 살게 되어있어’ 등의 단편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오고 가지만 어느 한 가지 생각에 머물 수가 없습니다. 왼손잡이로 살아가게 될 아이들의 인생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오른손잡이로 바꾸어 주었을 때 나타날 여러 결과들을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왼손잡이들의 일생에 대한 연구자료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혹시 성경이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들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 있나 찾아보기도 합니다. ‘사람이오른손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 왼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평생을 어떤 패턴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 모르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할 수만은 없습니다. 오른손잡이들이 많이 사용하게 되는 좌뇌와 왼손잡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우뇌의 기능이 많이 다르며 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한 사람의 인생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변화가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입니다. 좋은 변화를 유도하여 좋은 결과물이 나오도록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은 그 파급효과를 다 알 수는 없다는데 있습니다. 이래도 문제가 있을 것 같고 저래도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거듭되는 고민 끝에 ‘나도 잘 모르겠다’ 라는 답이 기다리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 봐 고민해보고 연구해봐도 모르잖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지 않습니다. 고민해보고 연구해본 부모와 그렇게 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에게 가지는 관심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쌍둥이가앞으로도 쭉 왼손잡이로 살지 아니면 좌뇌의 발달 과정이 좀 느리기 때문에 아직은 모자란 오른손과 팔의 근육 양이 늘어나면서 오른손잡이로 바뀔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고민과 연구를 통해 ‘가급적이면 양손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ㅇ우겠다’ 는 생각까지는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인생에 대하여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신앙은 절대로 단편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성경 안에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뜻과 그 뜻이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위한 여정은 절대로 단순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선명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과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며 연구하고 또 연구해야 합니다. 실천하려고 죽을 힘을 다해 보아야 하고 실패하며 실망해보기도 해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단답형 인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어 인생의 정말 중요한 질문들에 대하여는 단답형이 되게 만듭니다. 골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쉽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도가 단순한 믿음을 가지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무조건 ‘yes’ 라고 대답하는 단순한 믿음은 매우 수준 높은 믿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인생에 대하여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단순한 믿음, 고귀한 믿음을 얻으려면 진지하고 복잡한 고민과 시행착오와 갈등을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단순한 지식과 생각 끝에 기다리는 것은 단순한 믿음이 아닌 유치한 독선일 것입니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진리인지 삶으로 살아보려고 죽을 힘을 다 해보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쉽고 단순하지 않으며 복잡하고 어렵지만 그 가운데 우리에게 진리를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로 들어가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갈라디아서 성경공부를 통해 복음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은혜가 넘치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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