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져야 할 것과 그러지 말아야 할 것

April 26, 2020

           공동체의 리더로서 부끄러운 면이 있지만 함께 기도하자고 하는 것 외에 처음 경험하는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분명하지 않았고 섣불리 어떠한 판단을 하고 의견을 내는 일이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4월의 마지막 주일을 앞에 둔 지금에서야 지나온 세 달을 돌아보는 저의 마음을 앞으로 나누어 가려고 합니다.


           처음 중국발 코로나19 소식을 접하기 시작하여 이어지는 한국의 소식이 미국에 사는 우리의 마음을 매우 안타깝게 했고 엄청난 속도의 감염자와 사망자수를 보도한 이탈리아 등 유럽의 소식에 놀랐으며 그 후 미국의 감염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이제 100만이라는 숫자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 문장에 함축해서 담아내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 보고 듣는 뉴스에, 매일 업데이트 되는 통계가 전해주는 질병과의 싸움에 담긴 처절함과 두려움과 눈물은 누군가의 말 몇 마디에 담아낼 수 없는 그런 것일 것입니다.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하면 이 상황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잠깐 사이에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낯설게만 보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마치 전 인류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뒤흔드는 듯한 지금의 실정은 몇몇 전문가들이나 어렴풋하게 예측했던, 그러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못했던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처음 중국의 소식을 듣던 2월이 조금은 막연하게 지났고 점점 강도가 강해지는 뉴스에 정신 없이 적응하며 3월이 지났으며 부활절 예배에도 모이지 못한 교회는 그렇게 4월을 보내고 이제 5월을 맞이합니다. 특별히 지난 한 달 반 동안 계획되었던 사역을 전혀 감당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정확히 앞으로의 타임라인을 장담하지 못합니다. 이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교회가 익숙해져야 하는 한가지와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익숙해져야 하는 한 가지는 환경을 초월하여 하나님 앞에 진심의 예배자로 서는 것입니다.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지금이 어쩌면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의지하던 것들로부터 떠나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보며 예배하는 일에 익숙해지기에 정말로 좋은 기회입니다. 물론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함께 나아가는 것이 더 없이 좋겠지만 교회 건물에서의 예배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필수 조건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하나님께 나아가는 예배자들이어야 합니다. 자신이 예배자로 하나님 앞에 서는데 건물이나 사람과 같은 환경을 의지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오롯이 하나님만 바라보며 예배자로 서는 일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나 열망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결국 다시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교제하는 모이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그 때에도 환경을 초월하여 하나님 앞에 온전한 예배자로 서는 그 일에 지금부터 익숙해지는 것은 이 상황이 만들어낸 가장 유익한 Side Effect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웃들과 멀어지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됩니다. 특별히 공동체가 모이지 못하는 것에는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됩니다. 모이지 못하는 가운데 교회 지체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리워하는 차원을 넘어 창조적인 방법으로 소통과 교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설령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 1년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만나지 못하고 모이지 못하는 것에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됩니다. 계속해서 이 상황을 낯설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에게도 교회가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안타까운지를 늘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공동체성을 잃어버린 교회는 세상에서 능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흩어짐을 낯설게 느끼고 안타까워 할 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다시 모이게 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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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많이 보고싶고 많이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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