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드를 위한 수화 공부

몇 년 전,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한 초등학교에서 촬영된 뉴스의 한 장면을 본 일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스니아는 옛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하여 수년 간 내전을 겪어낸 뉴스들로 익숙한 나라입니다. 여전히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불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의 한 초등학교로부터 들려온 이야기는 참 아름답습니다. 한 학급의 학생들이 청력장애우인 반 친구, 제이드를 위해 수화를 배운다는 뉴스였습니다. 수화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표정이나 배우는 학생들의 표정에 진한 감동을 받는 그런 영상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약자를 위해 다수가 희생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그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친구를 위해 그 정도 희생을 하는 것은 어느 면으로 보나 당연한 일이어야 하는데, 산수 문제 하나 더, 영어 단어 하나 더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상에서 살아가다 보니 그런 일들이 뉴스거리가 되고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분명 수화를 배운 그 학생들은 희생과 배려 소통과 교제와 같은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피부로 경험하는 가운데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유익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 문제를 하나 더 풀어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교훈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약자들의 편에 서는 것은 누구나 정의롭다 인정할만한 덕목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늘 약자들 편에 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약자들 편에 서지 못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한 내 손을 잡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런 하나님 편에 서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 눈은 가리워져서 누가 약자인지 누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 보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더 빨리 더 높이 전진해야 한다는 거짓말에 속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하나님을 묵상해야 됩니다. 하나님을 묵상해야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는 곳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더 높은 곳으로 급히 가려고 아우성 치는 세상 속에서 사랑과 긍휼의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돌아보아 하나님께서 기다리시는 그 한 영혼을 섬기는 것이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해야 될 일입니다.

우리 교우들 가운데 또는 우리 주위에 우리가 수화를 배우는 정도의 노력과 희생과 배려를 통해서만 소통이 되고 교제를 할 수 있는 영혼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 눈으로 바라보면 보일 것입니다. 그 때 빨리 더 높이 가자고 재촉하는 세상의 손을 과감히 뿌리치고 겸손하고 긍휼하신 하나님 손에 의지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게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교회를 가득 채우고, 이 사회를 가득 채우고 우리의 인생을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프리스코 ONE WAY 교회가 그런 소문들로 하나님께 칭찬을 듣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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