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예절

제가 유일하게 매를 들어 아이들을 무섭게 가르치는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식사 시간입니다. 물론 교회에서는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버려두는 편이지만 집에서는 식사시간 만큼은 엄한 편입니다. 한 가지 음식이 맛있다고 서로의 것을 허락없이 빼앗아 먹는 일, 맛 없다고 까다롭게 구는 일, 감사히 먹을 줄 모르는 일 등은 일체 용납하지 않는 일들입니다. 식사 중 가져야 할 태도만 바르게 가르쳐도 아이들의 평생에 큰 유익이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삶의 다른 영역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우리의 죄성이지만 매일 하루에 두 세 번씩 꼭꼭 가지게 되는 식사시간은 우리의 죄성을 이용해 마귀가 공격하기가 참 좋은 시간입니다. 우리의 두려움을 외면하거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음식에 집착하거나 양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탐식의 모습입니다.

C.S. Lewis 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라는 책에, 마귀가 어떻게 탐식의 문제로 우리를 공격하고 유혹하는 지를 생생하게 다루어 놓았습니다. 작가는 탐식의 문제뿐 아니라 미식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는데요. 죄의 문제에 있어서 ‘단순한 과식은 미식 보다는 하수’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음식을 많이 먹으며 절제력을 잃어버리는 것 보다 악한 것은 음식의 양은 절제하는 척 하지만 맛에 까다로운 바람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음식의 향수를 절대 기준 삼고 누구도 음식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고 불평하고 짜증내게 만드는 사람들, 또는 스테이크를 ‘제대로’ 하는 식당을 발견했다며 그 이하는 못 먹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과식보다 더 큰 문제로 지적합니다.

민수기에 11장에 하나님께서 주신 만나에 감사할 줄 모르고, 애굽에서 종살이 하면서 먹던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 이 먹고 싶다며 불평불만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원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아프리카의 여러나라에는 여전히 먹을 것, 마실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참 좋겠는데요. 물론 아이들을 혼내며 무의식 중에 과식하고 있던 제 모습도 발견하게 되어 창피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식탁에 올라오는 것은 무엇이든 평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아이들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장병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