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하신 하나님

신앙생활 초기의 기억이지만 저에게는 아주 선명하고 강렬하게 남아있는 은혜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교 캠퍼스 사역인 KCCC 라는 단체에서 대표순장으로 섬기고 있을 때였는데요. 새 학기를 맞이하여 Friends Night 이라는 전도집회를 계획하여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전도하고 싶은 친구들을 초대하여 복음을 전하는 그런 집회였습니다. 메시지를 준비하시는 간사님, 찬양을 준비하는 찬양팀, 연극을 준비하는 팀, 간식을 준비하는 팀, 브로셔를 제작하는 팀 등 멤버들이 나뉘어 각자의 파트를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저는 전체 기획과 집회장소 섭외및 집회 진행을 맡았는데요. 남가주의 여러 대학 KCCC 임원들과 미주 KCCC 대표일행도 참석하는 단일 캠퍼스가 진행하는 가장 큰 집회였습니다.

집회 장소 섭외를 맡은 저는 학생 클럽들에게 모임 장소로 제공되는 여러 세미나실 및, 강당 등을 알아보다가 배구팀의 연습및 시합 장소인 아담한 경기장을 집회장소로 예약하였습니다. 당일이 되어서야 데코레이션을 하고 의자 등을 셋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행팀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당일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회 당일 아침, 체크리스트에 따라 모든 사항들을 점검하던 저에게 학교 건물관리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배구 경기장 사용이 취소되었다는 것입니다. 메시지를 들으며 참 많은 생각들이 제 머리 속을 지났던 것 같습니다. 취소의 이유를 물어보니 배구팀의 시합일정이 변경될 경우 언제든지 장소 사용은 취소될 수 있으며 배구팀에게 경기장 사용의 우선순위가 주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Fine Print 에 그런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회가 불과 몇시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저나, 간사님 그리고 멤버들은 요즘 말로 ‘멘붕’에 빠졌습니다. 간사님은 우리가 장소 준비를 위한 기도가 부족했다며 기도하자고 하시고 멤버들은 표정이 굳어 뭐라 말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정말 간절하게 다시 기도했습니다. 그리곤 저는 다시 캠퍼스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2시간 정도를 어떻게 다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강의실과 강당들 그리고 세미나실들을 다시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International Center 와 Women’s Center 에서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강당의 당일 사용이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당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는 무조건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다행하게도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장소가 예약이 되었다는 소식을 멤버들에게 전하고 함께 강당으로 향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모두들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에 예약했던 배구 경기장 보다 훨씬 좋은, 집회 장소로 최적화 된 그런 강당이었기 때문입니다. 찬양팀과 설교자를 위한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도 너무나 잘 준비가 되어 있었고 의자를 셋업해야 하는 수고도 필요 없었습니다. 멤버들 모두 부둥켜 안고 그 자리에서 감사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최선을 뛰어 넘어 은혜로 공급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진리가 그 때부터 제 안에 확실하게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언제나 그렇게 신실하시고 은혜로우셨습니다. 불완전한 세상 속에 고난이 찾아올 때도 하나님은 늘 신실하셨습니다. 물론 Friends Night 전도 집회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전도받은 친구들과 포스트를 보고 찾아온 친구들 등 집회를 통해 멤버 숫자가 배가되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대표순장이 능력이 좋다는 칭찬도 수차례 들었습니다. 제 능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제가 크레딧을 받은 것이죠. 성도의 삶이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의 능력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최선을 뛰어넘는 은혜로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아름답고 칭찬받는 삶으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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