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이

제가 캘리포니아에 살 때 한 교회를 다니며 영적으로 교제를 하던 친한 형님의 가정과 5년 만에 만나 잠깐이지만 감사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형수님께서 캘리포니아 주정부 소셜워커로 일하시는데 북텍사스의 한 작은 도시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나야 해서 10살 된 아들과 함께 온 가족이 달라스를 방문하였습니다. 형님가정과 저녁 한 끼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참 귀한 사실 한 가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사이가 편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데도 불구하고 새롭게 서로를 알아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 없이 그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담담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 요즘 하고 있는 생각들, 서로의 교회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들 까지도 짧은 시간 동안 풍성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 언제 만날지 구체적으로 기약하지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다시 만나도 분명 충분히 반갑게 그리고 담담하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오래된 사이’가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다녀오면서 만났던 귀한 오래된 사이들과 캘리포니아에서 방문하신 형님과의 만남에 대하여 개인적인 기록을 하면서 교우들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우들과도 오래된 사이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회자와 성도로뿐만 아니라 오래된 사람들의 정을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있을 때뿐 아니라 떨어져 있어도 얼마든지 반갑게 그리고 담담하게 서로의 소식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오래된 사이가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회가 작다보니 개인적인 이유로 교회를 떠나시면서 교회에 미안해서인지 아니면 제가 미워서인지 관계가 끊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런 일들로 목회에 회의가 오기도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오래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관계들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낍니다. 그래서 한국에 두고 온 ‘오래된 사이’의 친구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지 않는 이상 ‘오래된 사이’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원전부터 하나님께 함께 선택받은 한 교회의 식구들입니다. 그냥 ‘오래된 사이’로 지내면 어떨까요? 자주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 그저 담담하게 최근의 삶에 대하여 소식을 나누고 서로 기도해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관계가 되면 어떨까요? 그렇게 교우들과 ‘오래된 사이’로 함께 나이 들어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 지난 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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