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그룹

7시 반이 되었습니다. 이제 갓 백일 된 아기가 누워있는 베이비 케리어를 들고 하루 종일 두 살 박이 아이들과 씨름하다 도착한 가정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백일 된 아기를 역시 앞에 메고 양 옆에 큰 짐과 아이들과 함께 들어오는 가정이 있습니다. 온 종일 직장에서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정신 없이 일하다 도착한 자매도 있습니다. 라이프 그룹 모임에 늦을까 직장에서 일찍 퇴근하기가 눈치가 보였을 텐데도 서둘러 도착한 형제도 있습니다. 새벽부터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안 청소하고, 아기를 돌보고, 선생님 역할도 하고, 극기훈련 하듯 양 손에 짐을 들고 다니다 도착한 엄마들도 있습니다. 100도를 육박하는 날씨 속에 직장에 육아에 이런 저런 모양으로 참 열심히 산 지체들이 도착합니다. 하루 종일 참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일주일 만에 만나 환하게 웃음으로 인사하는 얼굴들은 더 없이 반갑습니다.

좁은 아파트 거실에서 세명의 갓난 아기들을 눕히고, 안고, 메며 우는 것을 달랩니다. 개구쟁이 남자아이들이 여기 저기서 점프를 하며 잡기 놀이를 합니다. 두 살 박이들은 형들을, 오빠들을 쫓아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식사를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들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정신 하나도 없이 아이들 챙겨가며 주린 배를 채워가며 조미료를 1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목사에게 틈틈이 맛있다는 리액션도 해주어야 합니다. 75도에 맞춰 놓은 에어컨디셔너는 80도에서 움직일 생각을 안 합니다. 한 쪽에서는 커피를 만들고 한 쪽에서는 먹은 그릇들 설거지 합니다. 쉬지 않고 우는 아기들 달래는 엄마 아빠들, 아파트 3층에서 뛰어다니는 개구쟁이들을 단속하는 엄마 아빠들 소리,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느라 틀어놓은 TV 소리, 자기 목소리가 안 들려 더 크게 말하는 아이들의 소리 모두가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그렇게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삶이 나뉘어집니다. 그렇게 정신이 없는 가운데에도 아름다운 기억들, 끔찍했던 기억들, 소박한 희망 사항들, 걱정거리들, 후회가 되는 일들, 힘들었던 일들, 앞으로의 계획들, 감사한 일들, 기도제목들이 나뉘어집니다.


그렇게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삶이 나뉘어집니다. 사람 사는 것 같습니다. 공감과 배려, 용납과 사랑이 실천됩니다. 알게 모르게 정보와 지혜가 나뉘고 도전과 배움이 일어납니다. 더 큰 사랑이 실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공동체가 그렇게 단단해집니다. 라이프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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