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동체

주일 예배를 드리는 3월 18일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 동생의 생일입니다. 동생의 생일을 교회 주보에 실리는 목회 칼럼을 통해 광고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이번 동생의 생일이 특별해서 저의 마음을 나누려고 합니다. 제 동생은 이번에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요. 마흔 번째 생일이라는 것도 특별해서 축하해주고 싶지만 동생의 생일이 어머니의 기일과 매우 가깝다는 점 때문에 동생의 생일은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5년 전인 3/13/2013 에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특이암으로 투병하시던 어머니를 하나님 품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그 때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던 가족들은 모두 저희 부모님 댁에서 2주간을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장례절차를 모두 마치고 한국에서 방문했던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직후인 3/월18일이 동생의 생이었는데요. 어머니를, 시어머니를, 언니를, 고모를, 이모를 보내 드린 슬픔이 모두에게 컸지만 어머니께서 하나님 품으로 가셨다는 사실에 모두들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마음껏 동생의 생일을 축하해주자고 마음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도 흥겨운 생일 파티를 해주었습니다. 물론 문득 문득 찾아오는 슬픔에 목이 메이고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캘리포니아 가족들 모두 동생의 생일을 마음껏 축하해주었습니다. 그 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동생의 생일에는 그 기억 때문에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늘 겹칠 것 같다고 말입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정말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어머니의 5주기 기일과 동생의 40번째 생일이 겹치며 그 때 모였던 캘리포니아의 가족들이 다시 모여 동생의 생일 파티를 해준다고 합니다. 이제 70이 다 되신 이모께서 아마도 언니 생각에 고모 생각에, 이모 생각에 함께 모여 동생의 생일을 축하해준다고 합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함께 하고 싶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저의 마음이 많이 아쉽더라도 그렇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고인을 기억하고 40살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그 고마운 가족들을 생각하며 교회의 공동체됨을 떠올렸습니다. 같은 교회에 속한 교우들 간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의미가 되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 보다도 삶의 더 많은 부분을 함께 하는 교우들이 참된 가족 공동체가 되어 준다면 서로에게 얼마나 힘이 되고 고마울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를 한 몸으로 새롭게 하시려 십자가로 걸어가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생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함께 한 세월이 아직은 길지 않아 여전히 서먹한 느낌도 있지만 우리 모두 점점 더 가족이 되어 가겠죠?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그것만큼 기다려지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소망하며 사순절기를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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