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

3학년이 된 쌍둥이들이 뺄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천 단위 뺄셈을 하니 둘 중 한 녀석이 이해가 느립니다. 제 기억에도 큰 숫자로 뺄셈을 처음 시작했을 때 조금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발력이 느렸던 저의 모습을 기억하며 최대한 공감해주려고 하지만 세 번, 네 번 같은 것을 친절하게 반복해서 가르쳐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예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니 인내심을 갖고 이해를 하도록 잘 도와주면 결국은 잘 해낼 거라는 믿음으로 조금 높아진 목소리를 다시 차분하게 낮추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한 녀석은 이해가 조금 빨라서 빨리 풀었다고 잘난 척을 하려다 틀리고 다른 녀석은 이해가 늦어서 엉뚱한 답을 써놓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 생각이 났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뺄셈을 배우면서 이해가 빠르면 얼마나 빠르고 느리면 얼마나 느리겠습니까? 조금만 기다려주면 이해력이 생기기 시작하고 방법을 터득하기만 하면 천 단위가 아니라 천억 단위도 할 수 있겠죠. 그 정도도 기다려주지 못할 아빠는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던 주님의 말씀을 3년이 다 지나가도록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들을 제자라는 이름으로 부르시고 사도라는 이름으로 세우셨던 그 마음을 생각해 봤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시던 순간까지 마음에 쏙 드는 제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신 그 분께서 그렇게 우둔하고 비겁한데다가 자리 욕심까지 가득한 사람들을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고 함께 하셨던 것을 생각하니 한 편으론 기가 막힙니다. 바로 내가 그 우둔하고 비겁한데다가 자리 욕심까지 가득한 그 어리석은 제자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한복음 13:1 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하나님 나라의 초등 관문인 덧셈 뺄셈을 제대로 할 줄 몰라 3년을 버벅거리던 사람들을 참으신 주님은 지금도 놀라우신 인내로 우리를 참으시며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배신하지 않으면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3년을 버벅거렸던 그 제자들이 사도로서 목숨을 내걸고 초대교회를 멋지게 세워갔던 것을 말씀으로 보며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인내도 그런 멋진 열매로 나타날 것임을 믿음의 눈으로 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은 천 단위 뺄셈이 이해가 되질 않아 계속해서 엉뚱한 답을 할지라도 언젠가는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멋진 사람들로 쓰임 받게 될 거라 믿습니다. 누군가 아직도 뺄셈도 못 하냐고 놀리더라도 끝까지 선생님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놓지 않는다면 그 분은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