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운전을 하면서 좋아하는 찬양이나,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또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걸 매우 즐깁니다. 신나게 따라부르기도 하고, 운전을 하면서 혼자 부흥회를 하기도 하고, 클래식 연주의 멜로디에 흠뻑 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음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설교자들의 설교를 듣는 것도 즐깁니다. 회사생활을 할 때부터 길들여진 습관이라 운전 중에 설교를 듣는 것 또한 저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그런가 하면 뉴스도 귀를 기울여 열심히 듣는 편입니다. 목사이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중요한 뉴스들을 최대한 빨리 접해야 한다는 일종의 중압감을 지고 살아가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운전을 하면서도 저의 귀는 늘 자동차의 스피커나, 연결된 이어피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늘 운전을 하다 보니 더욱 차 안에서 듣는 여러가지 소리의 양은 많고 다양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운전을 하는 중에 문득 소리가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 안에서 무언가를 들어야 된다는 생각을 접고 오디오 전원을 껐습니다. 운전 중 들리는 소음을 제외하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산한 하이웨이를 운전하는 고요함 가운데 느껴지는 평안함이 너무나 감미로웠습니다. 바로 그 때 주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병철아 이제 내 목소리가 들리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운전을 하면서도 마음이 얼마나 평안하고 만족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교회에서 기도할 때도 충분히 고요한데 늘 내 기도를 하느라, 해야 될 일들을 생각하느라 주님께서 말씀하실 기회를 드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마음이 분주한 가운데 생각은 잘 집중이 되지 않는 일상 가운데 하이웨이 운전의 단순함과 고요함이 주님께서 제 영혼에 말씀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입니다.
현대인의 삶에 가장 큰 문제는 Busyness라고 하죠. 2023년도에는 삶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눈에 보이는 세상과, TV 그리고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 또 귀에 들리는 소리들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분주하게 하는 것들을 조금만 더 단순하게 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주님의 음성을 더 세밀하게, 더 깊이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영혼에 기쁨과 평안과 만족을 주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