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다르게 보이는 것들

얼마 전 산책을 하는데 3년째 늘 걸었던 길이 그날 따라 수려한 경치를 뽐내듯 멋있어 보였습니다. 언제나 똑같아 보이던 것들이 어느 날 이색적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늘 다니던 길, 늘 거기 있던 나무들, 늘 보던 건물들이 유독 달라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달라 보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냥 기분 탓일 수도 있고, 최근 내린 비 때문에 수분을 잔뜩 머금은 잔디와 나무들의 색채가 더 푸르고 강렬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최근 급상승한 주택 가격 때문에 관리에 열을 올리는 홈 오너들의 세심한 관리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가능한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평소 무관심하게 다녔던 길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살피며 가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다르게 보이는 것은 동네 산책길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처음 이사를 왔던 2005년에 바라봤던 텍사스의 하늘과 16년이 지난 지금 바라보는 텍사스의 하늘은 참 달라 보입니다. 물론 하늘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는 제 관점이 바뀌었기 때문이겠죠. 또 사람이 달라 보일 때도 있습니다. 늘 거기 있던 사람인데 어느 날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거나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게 될 때 사람이 달라 보입니다. 그 사람은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일 수도 있고 또 바쁜 일상 속에 표면적으로만 대하던 내 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바뀌면 그 사람의 진가가 보이기도 합니다. 하늘이나 사람 뿐 아니라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내가 살고 있는 집, 내가 근무하는 직장, 옷장의 내 옷, 내 신발이 달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실제로 달라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물건이나 환경을 대하는 나의 태도, 즉 관점이 달라져서 그럴 가능 성이 다분히 높습니다.


상황에 따라, 나이에 따라,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관점이기에 관점을 지배하는 것이 무엇인가는 정말 중요합니다. 현재 나의 관점이 다 옳다는 생각은 아마도 지독하게 교만한 생각일 것입니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순진하기 그지 없는 생각일 것입니다. 내 관점을 지배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건강한 마음이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 담겨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관점, 살고 있는 집이나 타고 다니는 자동차나 입고 다니는 옷에 감사할 줄 아는 관점 그리고 한 사람 안에 하나님께서 담아 놓으신 고귀한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관점을 가진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내 자녀들아 내 말에 주의하며 내가 말하는 것에 네 귀를 기울이라. 그것을 네 눈에서 떠 나게 하지 말며 네 마음 속에 지키라. 그것은 얻는 자에게 생명이 되며 그의 온 육체의 건강이 됨이니라.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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