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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목사

세상의 허무

지난 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전쟁의 위협이 있다고는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실제로 그렇게 전방위적인 공격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격은 더 큽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뉴스를 매일 보게 됩니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리고 무너진 일상을 뒤로 하고 탈출하는 피란민들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있습니다. 사용법도 모르는 총을 구해 인터넷에서 배워서라도 가족과 조국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격으로 인해 오갈데 없이 지하철 역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지하 벙커에서 우는 아이들을 달래는 부모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모두가 너무나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 가운데, 조국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군입대를 하며 아내와 어린 자녀들을 피란민들과 함께 떠나 보내며 눈물로 인사하며 손 흔드는 남성의 모습이 가슴을 저밉니다. 가족과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어떤 심정으로 저들이 견뎌낼까 하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고입니다.


전쟁은 모두에게 큰 상처이며 아픔입니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으며 전쟁을 벌이는 것은 탐욕 때문입니다.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과 권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안전한 곳에 앉아서 말 몇 마디로 수 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광기입니다. 스스로 절대자가 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힘을 키우는 권력자의 광기입니다.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이해관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그저 지켜보는 국가들이 많습니다. 신장 위그루에서, 홍콩에서, 미얀마에서, 아이티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평화와 정의를 절규하며 사람들이 그렇게 죽어가도 그저 방관만 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권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인권보다는 돈과 권력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는 다음 5년간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들여다 봐도 희망적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 스스로도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현존하는 최선의 정치적 시스템인 민주주의라는 것의 현실이 얼마나 암울한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선거에서도 그랬지만 마음이 끌리고 신뢰가 가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싫은 사람이 선출되는 것을 막고 싶어서 투표하는 선거로 흐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실증 나게 하고 한숨 나오게 하는 정치인들의 권력 쇼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죄로 오염된 세상에는 소망이 없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가는 역사 속에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소망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암울한 인류의 역사 속에 빛을 주시고 소망을 보여주십니다. 세상의 허무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시선을 하늘에 고정시킵니다. 비록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우리는 하늘을 소망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그리스도의 사랑을 충분히 전하고 나누며 살아야 하겠지만 세상에 일말의 소망을 두는 어리석은 삶을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는 주님께서 이 땅의 영적 전쟁 최전선에 남겨 놓으신 소망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잘 지키고 더욱 튼튼하게 세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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