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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목사

사람을 낚는 교회

저는 낚시를 그렇게 즐겨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 주변에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따라가서 즐기는 편이긴 합니다. 샌디에고에 살 때는 외삼촌께서 낚시를 좋아하셔서 동생과 함께 삼촌을 따라 바다 낚시를 꽤 자주 했었고 달라스로 이사 와서는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민물 낚시를 했습니다. 이 사진은 15년 쯤 전에 어스틴으로 흐르는 Colorado River 끝자락에 자리잡은 Emma Long Metropolitan Park 에서 낚시를 하여 잡은 25파운드짜리 월척과의 한 컷입니다.


본업인 안과의사보다 낚시에 더 열정이 많은 친구의 친절한 가이드로 동생과 함께 3명이서25-35 파운드 되는 고기들을 30마리가 넘게 잡았습니다. 주변에 낚시를 하고 있던 다른 낚시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많이 잡았습니다. 저 혼자는 낚시를 하겠다고 어스틴까지 가지도 않았겠지만 갔다고 해도 사진 속의 월척과 같은 놈들을 30마리씩이나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렇게 큰 놈들을 잡을 수 있는 비법을 저는 몰랐기 때문입니다. 넓디 넓은 호수에서 이틀만에 30마리 넘는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고기들을 유인하여 한 곳에 모을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밑밥이 그 비결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거대한 새총을 사용하여 낚시 줄이 닿을 만한 곳에 많은 양의 밑밥을 수차례 발포합니다. 그렇게 고기들을 유인한 후에 바로 그 자리에 고기들이 좋아하는 옥수수 알갱이와 땅콩버터 그리고 식빵을 견고하게 다져 만든 떡밥을 큼직하게 뭉쳐 바늘에 걸어 던져 놓고 기다리면 입질이 옵니다. 워낙 큰 놈들이라 어떤 때는 30분씩 실갱이를 할 때도 있지만 물 밖으로 꺼내면 그 희열은 말도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생업으로 낚시를 하고 있던 낚시꾼들을 제자로 부르시며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물고기가 아닌 사람을 낚는다는 표현은 낚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부였던 제자들로서는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며 영원한 하나님의 왕국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사람을 낚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불의한 재물을 사용하여 친구를 사귀라는 주님의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주신 말씀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사용하여 지옥에 떨어질 영혼을 구하는 일처럼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없기 때문에 주신 말씀입니다.


가을입니다. 추수의 때입니다. 사람을 낚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월척 30마리를 낚기 위해 준비되고 사용된 것들을 저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3사람이 있어야 발포할 수 있는 거대한 새총, 밑밥 네 포대, 사람 먹는 음식 보다 더 정성스럽게 만든 떡밥, 40파운드가 다 되는 고기도 거뜬히 끌어낼 수 있는 낚싯대와 릴, 입질을 알리는 전자 알람, 야간 낚시를 위한 LED 플래쉬, 기다리며 앉아 있을 편안한 낚시 의자, 함께 낚시를 즐길 친구들 그리고 1박2일을 온전히 낚시에 집중하도록 외부와 차단 되었던 공원의 아늑한 환경, 1박2일간 먹을 음식들, 조리기구들을 기억합니다. 그 정도의 관심과 정성이 있다면 사람을 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교회로 서기 위해 필요한 관심과 정성을 쏟을 수 있는 ONE WAY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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