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매년 교수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猫鼠同處)가 뽑혔다고 합니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가 뽑힌 이유는 다양했으나 “권력자들이 한패가 되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같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부정부패가 더 큰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진가가 여기저기서 노출이 되어 밝혀지고 드러난 현상일 것입니다. 오랜 시간 누적되어 왔을 거라고 감안을 해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가운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부정부패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났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예수님께서 2천년전 이 땅에 오셨을 때도 그랬습니다. 로마의 압제 속에 신음하는 백성들이 곳곳에 가득했는데 이스라엘의 정치, 종교의 세력을 잡고 있던 기득권자들은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며 자신들의 세력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있었습니다. 메시아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백성들은 환영하였지만 ‘묘서동처’ 하고 있던 이들은 어떻게든 시비를 걸어 트집을 잡으려고 애썼습니다. 급기야는 말도 되지 않는 억지 이유들로 누명을 씌워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 참담한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들의 그러한 죄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죄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며 쌓인 죄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가식의 문제를 신랄하게 꾸짖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르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 데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태복음 23:3-4)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교회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가지는 사명에 대하여 돌아보아야 합니다. 묘서동처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죄에 물들어 이기적인 욕심으로 세상의 헛된 것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것을 내 것으로 착각하여 인생을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 채우는데 소진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사명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며 돌이킬 것을 반드시 돌이키고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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