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 사람은 사람

지난 텍사스 한파 때 집 앞의 나무 두 그루 가운데 하나가 죽었나 봅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는 동안 잎새를 내지 못하더니 가을이 되도록 감감 무소식입니다. 비록 제 소유의 집도 아니고 제가 심은 나무도 아니지만 아직은 겉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나무에서 잎이 나오지 않으니 왠지 조금 서글프기도 하고 감정이 묘합니다. 타운이 형성되고 집이 지어지면서 심겨진 나무일테니 나이가 족히 30년은 될 것 같습니다. 살면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100번도 넘게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한파가 얼마나 추웠으면 저 커다란 나무가 꽁꽁 얼어붙어 생명력을 잃어버렸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참 큽니다.


금방 이사 갈수 밖에 없으니 정 붙이지 말고 숙박업소로 여기며 살다가 미련 없이 떠나야지 하는 생각으로 이사 들어온 낯선 집에 정 붙이게 해 준 고마운 나무이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적지 않습니다. 정문 쪽으로 향한 창문들의 블라인드를 열면 보이는 울창한 나무의 푸르름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앞 마당에 심겨진 나무들은 뿌리 때문에 foundation 문제가 생긴다며 멀쩡한 나무들도 다 뽑아내는 삭막한 시절이지만 오랜 시간 가지를 뻗어온 나무가 주는 울창함의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이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잎새를 내지 못하는 나무를 보고 있자니 요나서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10.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수고하지도 않았고, 네가 키운 것도 아니며, 그저 하룻밤 사이에 자라났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식물을 네가 그처럼 아까워하는데, 11. 하물며 좌우를 가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십이만 명도 더 되고 짐승들도 수없이 많은 이 큰 성읍 니느웨를, 어찌 내가 아끼지 않겠느냐?” (요나서 4:10-11)


나무만 생명력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나무가 생명력을 잃고 잎새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없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30년을 살았지만 이제 가지와 기둥을 조각조각 잘라내고 결국 뿌리째 뽑혀 제거될 나무처럼 이 땅에 오랜 시간 뿌리 내리고 살았지만 생명력을 잃어 사라지고 말 영혼들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끼시지만 하나님을 떠나 좌우를 가리지 못하며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껴 하나님께로 인도해야 할 사명이 교회에 있습니다. 안타까움은 죽은 나무를 보는 것으로 족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살려야 하겠습니다. 추수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서 사람 살리는 ONE WAY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0 views0 comments

Recent Posts

See All

포니2 운전자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줄 때 그리고 픽업할 때 언제나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맞아주시고 또 배웅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본인들도 어쩌면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일텐데 학생들을 맞기 위해 아침 일찍 학생들을 맞으며 반겨주십니다. 아이들을 픽업하는 시간에는 아스팔트 위 온도가 100도가 넘을텐데 차량마다 번호표를 체크하시는 선생님들과 또 뜨거운 햇빛 아래

누림의 영성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빌립보서에 기록된 바울의 이 고백은 크리스챤 운동선수들이 인터뷰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참 멋진 말입니다. 마치 예수님을 의지하기만 하면 나에게 불가능한 일은 없을 것 같은 믿음을 유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고백은 배고플 때나 배부를 때나 자족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