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집 앞 나무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신기해서 소셜미디어에 울음소리가 쩌렁쩌렁한 동영상을 올렸던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매미가 영어로 Cicada 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Cicada 라는 단어를 접했던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매미 소리가 들리면 그런가 보다 했지 매미에 대하여 알아볼 생각을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집 밖의 벽 여기저기에 성충이 되면서 벗어놓은 껍질을 보며 매미에 대하여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을 뒤져 보다가 매미의 특이한 삶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매미는 그 수명이 짧게는 5년 길게는 17년까지 된다고 합니다. 미국 동북부에서 발견되는 17년 매미라는 이름을 가진 매미는 17년을 산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고 합니다. 텍사스 지역의 매미들은 보통 7년을 산다고 하는데요. 신기하게도 매미의 수명은 종류에 따라 5, 7, 13, 17년으로 모두 소수입니다. 그 수명이 몇 년이던지 우리가 매미라고 부를만한 기간은 전체 수명의 극히 일부입니다. 성충이 되어 소리를 내며 울 수 있는 기간이 한 달이 채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약 2주간 그렇게 큰 소리로 울어대다가 삶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만약에 성충이 되기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것이라면 성충으로서의 삶이 너무나 짧은 것에 억울할 것 같습니다. 17년을 땅 속에서 살아가며 성충이 되길 기다렸는데 살 수 있는 시간이 한 계절도 되지 않는다면 참 억울할 것 같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그렇게 울어대나?’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생물학적인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매미처럼 그렇게 기다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꽃 피워보지 못한 것 같은 인생의 꽃이 활짝 피어나게 될 그 날, 마음의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질 그 날, 피곤한 인생길에서 비로소 쉼을 얻을 그 날… 아마도 이런 날들을 기다리며 살아가는가 봅니다. 목사인 저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꿈꾸며 기다려온, 하지만 아직은 이루어지지 않은 일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는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기다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참 감사하고 감사한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 날이 약속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셔서 우리를 신부와 같이 맞이해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눈 물을 그 눈에서 닦아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 새 하늘 새 땅을 예비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매미는 억울해서 울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 땅에서 입고 있던 육신을 벗어버리는 그 날 어떠한 억울함도 없이 기쁨과 감사와 평강을 누리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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