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20년 전에 누군가 저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소박한 꿈이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 그것처럼 큰 꿈도 없었습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 것 자체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된다면 당연히 좋은 사회 구성원, 좋은 성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된다면 당연히 그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고 또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꿈을 꼭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꿈을 품은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좋은 남편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내의 친구들이 누리는 것, 그 남편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못 해줍니다. 경제적으로 가족들을 책임지는 남편과 아빠도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안 돼!” 를하루에도 몇 번씩 외치는 아빠로 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모’ 와 ‘목회자 자녀’ 라는 타이틀로 무거운 옷을 가족들에게 입혀 놨습니다. 사회가 이야기하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와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꿈입니다. 제 인생에 가장 큰 꿈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제가 하나님의 부르심 대로 소명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간다면 함께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꿈입니다. 비록 현실과는 거리가 있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꼭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20년 전과 동일한 꿈을 꾸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20대에는 ‘내가 잘 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부르심 대로 살다 보니 절대 내가 잘 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고 애써보지만 결국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찾기 보다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제가 못 채워주는 많은 것들을 아버지 하나님께서 채워 주시길 기도합니다. 2021년 Father’s Day 에 우리 교회의 아버지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알게 되기를 또 기도합니다. 아내들이, 자녀들이 오래 전부터 가지고 살아온 삶의 공허함은 남편과 아빠가 다 채울 수 없음을 알고 겸손히 하나님께 기도하는 아버지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우리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가는 모든 아버지들 화이팅입니다! Happy Father’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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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보게되는 음악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의 여러 장르들 가운데 한국에서 ‘가스펠’ 음악으로 불리는 장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흑인 교회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 이 음악의 형태는 내용적으로는 흑인들의 영감이 잘 묻어나오는 가사의 찬송가들이 대부분이며 형식적으로는 인도자가 선창을 하고 성가대나 회중이 따라 부르는 형태의 음악입니다. 웬만한 음악적인 재능이 없으면 인도하거나 따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소울’의 매력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야말로 흑인들만의 음악형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인교회에서는 시도해보기 어려운 수준 높은 음악의 형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음악을 본능적이고 감각적으로 멋지게 소화해내는 흑인들, 특히 흑인 교회의 성가대를 바라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라디오를 듣다가 흑인교회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자신만의 음악으로 발전시켜 유명해진 한 노가수의 인터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진행자가 그 가수의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교회음악에 대하여 질문하자 가수는 자신이 어렸을 때 다녔던 교회에서 늘 했던 Hymn lining 의 형식이 자신의 음악성 계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Hymn lining 은 라디오 진행자에게도 저에게도 생소한 단어였는데요. 바로 이것이 인도자가 선창을 하고 성가대나 회중이 따라 부르는 흑인교회의 찬송형식을 지칭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그 가수에 의하면 자신이 어렸을 때 다니던 그 교회에서 Hymn lining 했던 것은 악보를 프린트해서 나누어주거나 찬송가책을 각각의 교인이 소유할만한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악보나 책을 보고 함께 찬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곡을 암기하거나 악보를 가지고 있는 리더가 한줄씩 lining (선창) 을 해주면 성가대와 회중이 자유로운 화음으로 같은 가사와 멜로디를 따라부르는 형식으로 찬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찬양의 문화에서 자란 이 가수는 자유로운 음악적 재능을 계발할 수 있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며 독창적인 음악의 형태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돈이 없어서, 악보가 없어서, 찬송가 책이 없어서, 프로젝터가 없어서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가 생겨났고 또 그에 영향을 받은 훌륭한 음악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무언가가 없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발상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의 섭리가 흑인교회를 통해 아름다운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무언가가 없다는 것을 결핍이나 불행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나만의 또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것을 개발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면 그 개인이나 공동체는 오랫동안 남을 멋지고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언가 더 받을 것을 생각하기 보다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것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또 계발해 나갈지를 함께 고민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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